K바이오·제약도 'ESG 경영' 바람탔다…"갈길은 첩첩산중"
2023 01.17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가 등급에서 하위권을 차지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SG 강화 선행 사례를 연구해 자사 경영환경에 맞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의 친환경 경영 전략 수립 등으로 ESG를 실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생산에 따른 환경 영향 최소화를 위한 탄소저감 계획 수립 및 의약품 접근성 이슈, 윤리경영 문제 해결, 기업 경영 지배구조 개편 등이다.

그러나 평가 결과를 보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적은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2년 상장기업 ESG 기업 평가등급’ 자료를 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다수가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았다.

ESG 등급은 S(탁월), A+(매우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취약) 7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제약바이오 기업이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A등급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5개 기업만이 A등급을 받았고, D 등급을 받은 기업은 41곳에 달했다.

특히 환경 분야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분야의 경우 리더십과 거버넌스, 위험관리, 운영 및 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평가 요소로 삼는다. 환경 분야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2곳에 불과했고, 가장 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은 기업은 59곳에 달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달 발간한 24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를 보면 제약바이오기업 71개사 ESG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ESG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실제로 내재화에 나선 기업은 이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자 77.5%가 ‘ESG 경영이 제약바이오 산업·기업 발전과 지속가능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나, 회사 경영에 ESG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묻자 ‘ESG위원회 운영’ 28.2%(20개사), ‘지속가능보고서 발행’ 25.4%(18개사)로,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ESG 관련 교육을 운영 중인 회사(19개사)도 전체의 26.8%에 불과했으며, 연간 횟수는 1회 이하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기보다 전략을 잘 세워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오기환 센터장은 “최근 국내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수립,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 추진, ESG 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성과를 내기 위한 활동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 도입에 처음 접근하는 기업은 이미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선행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권고한다”며 “대다수 기업이 아직은 처음 도입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선행 사례를 연구해 자사 경영환경에 맞는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2B(기업간 거래) 또는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 거래 등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의 경우 ISO(국제표준화기구) 인증 제도를 활용해 ESG 성과지표를 정량적으로 달성하고 이를 시스템화 해나가야 한다”며 “이는 위탁생산(CMO), 위탁자개발생산(CDMO) 기업이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도 요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 ESG 경영 추진 시 공급망 관리지표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오 센터장은 “ESG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홍보 활동 일부로 접근하기보다 기업 비전과 목표 등 경영전략과 성공적으로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출처 : 뉴시스, K바이오·제약도 'ESG 경영' 바람탔다…"갈길은 첩첩산중", 황재희 기자, 2023.01.17